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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창수의 ‘나라살림을 제대로 바꾸는 법’]프로스포츠인가 세금스포츠인가

최근 정부는 체육계의 반인권행위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대안을 내놓고 있다. 진단은 한결같다. 지나친 권력의 독점을 막자는 것이다. 체육계의 고질적 문제는 과도한 계파 싸움이다. 체육계에는 눈 먼 돈이 있고, 그 돈을 쟁취하고자 권력과 파벌이 형성된다.

 

2019년 우리나라 체육부문 총지출액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이 중 세금으로 편성하는 일반회계에서 쓰는 돈은 불과 30억원이다. 비교하기도 힘든 적은 수치이다. 일반회계는 정부 돈을 넣어놓고 쓰는 보통의(일반적인) 주머니라는 의미다. 모든 정부 부처와 모든 이해관계자가 사회적 논의, 정치적 타협을 거쳐 배분하는 돈이다. 특별회계나 기금은 좀 특별한 별도의 주머니다. 법으로 배타적인 사용처를 명시한 특별한 돈이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지출하기보다는 법에 명시된 곳에 자동적으로 지출한다. ‘눈 먼 돈’이 될 확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체육계에 지출되는 돈은 대부분 일반회계가 아니라 바로 ‘국민체육진흥기금’에서 지출된다.

 

(중략)

 

자원을 어디에 얼마나 분배하느냐 하는 것이 국가의 재정 과정이다.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살림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독점하고 있는 스포츠계는 다르다. 예산구조를 보면 체육계 문제는 그동안 몰랐던 것이 아니라 외면해왔던 것이다.

올해는 생활체육 예산이 급격하게 늘었지만 그렇다고 전문체육 육성 예산이 준 것은 아니다. 전문체육 육성 부분은 대한체육회를 지원하는 돈이다. 대한체육회에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1300억원은 프로스포츠의 기본운영비가 되고 있다. 2018년도 예산 내역을 세부적으로 보면 축구 159억원, 야구 115억원, 남자농구 58억원, 여자농구 44억원 등이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무엇일까? 프로는 전업이라는 의미다. 즉, 그 일을 통해 재정적 수입을 창출할 수 있을 때 우리는 ‘프로’라는 타이틀을 붙인다. 그러나 우리나라 프로스포츠 예산 지출금액은 60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국정감사에 선동열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나왔다. 그는 국감장에서 정치와 스포츠는 분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정부의 돈이 프로야구에만 115억원이 지출되는 상황에서 정치와 스포츠가 분리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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