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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나라살림 연구소

[17.1 생생경제]재정건전성 문제 "수문장"의 눈으로 보라

[생생경제]재정건전성 문제 "수문장"의 눈으로 보라
[생생인터뷰]

-2060년 1인당 빚 2억은 현재 상황이 안바뀌고 지속된다는 걸 가정
-재정 건전성은 수입, 지출, 지출의 의미 등 복합적 고민해서 논해야 해
-복지지출을 '투자'로 본다면 의미가 달라질 수 있고
-증세는 부의 재분배 측면에서 본다면 가능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국가도 한 개인, 가정처럼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합니다. 국가재정이라고 부릅니다. 국가의 살림살이, 돈이죠. 그런데 2060년이 되면 이 국가 재정 빚 규모가 엄청나게 된다, 한 사람당 2억 가까운 빚을 지게 된다, 이렇게 가면 국가 부도가 난다, 빚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하는 상태가 된다, 이런 지적까지 나옵니다. 그런데 이런 지적이 나오는 현시점의 한국 경제의 재정건전성은 좋은 편입니다. OECD 평균에 비해서도 많이 낮은 편입니다. 그러나 이대로 가만히 두면, 인구도 줄고 산업도 어려워지며 경제 성장률도 둔화되기에 결국 우리 경제, 특히 국가 살림살이인 재정이 나빠질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과연 어떤 것들이 문제이며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입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이하 정창수)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사실 경제 뉴스에 관심 있는 분들조차도 국가재정, 재정건전성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26일 회의가 열렸는데, 장기적으로 대한민국 국가 재정 건전성을 대비하자는 회의가 열렸다고 합니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 정창수> 매년 반복되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명절 때 차가 항상 막히고, 전통시장은 항상 장사가 안되고, 재정은 점점 어려워진다는 건데요. 우리가 보면 매년 똑같은 얘기가 반복된다고 하면, 한번쯤 분류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면 차는 항상 막히지 않고, 전통시장은 마트가 생겼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고요. 재정의 경우에도 과연 진짜 그렇게 가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는데요. 이번 국가재정 운용계획 작업반 회의가 열리면서 재정건전성 얘기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작년에 보도된 자료, 재작년 자료, 10년 전, 보면 계속 똑같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저는 전문가나 정부가 막연한 불안감만 조성할 게 아니라 정확히 어디가 문제이며 어디는 긍정적이기에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김우성> 무작정 나빠진다가 아니라 반복되는 일종의 패턴처럼 등장하기에, 좀 더 세부적이고 분류해서 정확히 얘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떤 관점에서 봐야 하나요?

◆ 정창수> 일단 현재 수치적 우리나라 재정 여건은 나쁜 편은 아니죠. 예를 들면 지금 현재 통합재정수지 21조 흑자를 보고 있고, 관리재정수지 마이너스가 지속되는 게 문제인 거고요. 왜 문제인 거냐, 지출이 과도해서인 것이냐, 아니면 수입이 적어서 그런 것이냐, 이런 것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지출 얘기만 하기 때문에, 문제 해법이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적게 쓰는 나라인데 지출이 많아서 그렇다고 한다면 해법이 엉뚱한 결론인 거죠. 양쪽을 같이 봐야 합니다.

◇ 김우성> 벌어들이는 돈과 나가는 돈을 동시에 놓고 보아야 돈이 향후에 부족할 것이다, 부족하지 않을 거다, 이런 것을 봐야 하는데 지금 계속 쓰는 돈만 놓고 본다는 거죠?

◆ 정창수> 사회보험지출까지 포함해서 한국이 14.2%를 국민이 부담하고 있는데, GDP에요. 그런데 OECD 평균이 33.4%이니까 매우 적게 쓰는 나라죠. OECD 34개국 중에 한국보다 적게 세금을 걷는 나라는 멕시코와 칠레밖에 없습니다. 그런 나라에 비해 우리가 세금이 많다고 비관적으로 하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죠.

◇ 김우성> 지금 OECD에서도 한국 정부는 돈 좀 풀라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추가재정건전화가 필요 없는 수준이라고 했고요. OECD 평균이 118% 부채 비율인데, 그에 비해 우리는 낮은, 40% 정도로 보기 때문에 여력이 있다, 결국 재정건전성이 비관적이라는 시각에 대해서, 소장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으로 보자면, 지출만을 변수로 놓고 봐서 과도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정창수> 외국에서는 우리나라가 재정이 건전한 편으로 발표하고 있기에, 그런 측면도 있는데요. 정말 중요한 것은 통합적으로 봐야 하는 측면이 있어야 하는 것과 양적 부분만 보고 판단할 수 없다는 겁니다.

◇ 김우성> 보도가 나오기로는, 2060년에는 1인당 2억의 빚을 진다,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부분은 큽니다. 특히 빚지는 것을 싫어하는 편이기에, 그런 성향들은 부동산 관련 뉴스에서도 등장하는데요. 지금 현재 1인당 나랏빚은 1,300만 원이다. 2060년에는 1인당 2억 7천 500만 원으로 올라간다, 일단 산술적으로 이렇게 내놓았습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 정창수> 표면적인 얘기고요. 사실 정책적으로 우리가 중기계획 5년하고, 그 이후 계획은 세우지 않습니다.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거죠. 지금 현재 2060년 재정을 얘기하는 건, 현재 조세부담을 변화시키지 않고, 어떤 혁신도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지출되는 것을, 그대로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수요를 반영했을 때 그렇다는 것이기에. 예전에 국제 신용평가 회사에서 한국은 2050년이 되면 국민소득 8만 달러가 될 것이다. 왜냐면 사람은 줄어들고 소득은 늘어날 거라는 단순한 계산만 해서 그렇거든요. 그런 것이기에 제가 보기엔 막연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측면에서 부정적이라고 보고요. 다만, 재정건전성은 당연히 신경 써야 하는 문제죠. 그래서 그런 문제에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보입니다.

◇ 김우성> 지금의 수준을 그대로 이어갔을 때 2060년 이러한 상황이라는 거지만, 여러 가지 변수가 있으며 통일이라는 변수가 있을 수 있고, 복잡한 상황이니까요.

◆ 정창수> 예를 들면 저출산이 조금 나아졌다거나, 노력해서 정부 개혁해 구조가 바뀌었다거나, 세금이 증가할 수도 있죠. 사람들 생각이 바뀌어서요. 그런 것들이 된다고 하면 완전히 다른 추계가 나올 수밖에 없죠.

◇ 김우성> 재정건전성을 주장하는 분들이 다른 의도가 있어서 그렇게 한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요. 문제는 국민연금이나 앞으로 사실 노력에 따라 많은 지출을 요하는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을 봤을 때,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서서도 그렇고, 계속 재정건전성은 악화되는 추세이기에 조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이런 주장에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 건가요?

◆ 정창수> 분석해봐야 하는데요. 저성장 때문에 세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 측면이 하나 있고요. 또 하나는 감세 때문에 사실 관리재정수지도 10년 전에는 흑자였습니다. 적자로 바뀌며 문제가 된 겁니다.

◇ 김우성> 세금을 좀 더 걷다가 덜 걷고 있어서.

◆ 정창수> 조금 정도가 아니라 거의 연간 40~50조 이상 덜 걷기 때문에. 지금 국민 세금부담률만 보면, 지금 18%가 무너졌습니다. 10년 전에 비해 4% 이상 줄었습니다. 1,500조 정도 GDP가 되니까, 60조를 안 걷고 있는 거죠.

◇ 김우성> 지금 소득생활자들이 법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 또한 세분화해보아야 하지 않습니까, 어떤 세수가 줄고 있느냐.

◆ 정창수> 자산에 대한 과세 문제도 있고요. 그래서 종합적으로 특별히 어떤 법인세, 이렇게 하나만 놓고 따지면 논란이 복잡해지고요. 전체적으로 세금 사이즈, 세금 내는 양이 증가해야 한다는 건 틀림없습니다. 소득세도 적지만 법인세도 적고, 부가세도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가 적은 편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국민들이 생각하셔야 하는데요. 여러 가지 불신이나 여러 문제 때문에 부정적으로 보는, 또 정부에 불만을 가진 분도 내기 싫어하고, 기득권 계층도 내기 싫어하는 이러한 상황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사실 선거 국면이기 때문에, 그 국면이 확실시된다는 가정 때문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복지 표퓰리즘이다, 이건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일단 대선 표를 의식한 발언들이 나옵니다. 청년수당, 기본수당, 여러 가지 복지 정책들이 언급되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지출로만 보면 재정건전성을 걱정해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수입 측면을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지금 수입 측면이 보완된다면, 복지 정책들, 해도 되는 건가요?

◆ 정창수> 말씀드린 대로 10년 전 조세부담률 정도로만 하면 더 거둬서 60조이잖아요. 사실 지금 우리나라 복지 예산이 130조인데요. 사회보험 빼고 세금으로만 내는 복지는 35조밖에 안 됩니다.

◇ 김우성> 실질적으로 세금으로 부담하는 복지는 35조다.

◆ 정창수> 거기에 보육(예산), 노령(예산)이 대부분을 차지하죠. 기초수급자도 10조밖에 안 되니까. 그렇기 때문에 60조가 추가된다면 상당 기간동안 그런 문제가 해결될 수 있죠.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재정이나 회계에서 영원한 흑자가 있습니다. 내가 쓰는 돈이 비용이냐, 투자냐. 복지도 마찬가지죠. 우리가 쓰는 복지가 비용이냐 투자냐. 이것을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아까운 거고, 거기서 상당 부분이 투자 아니냐, 예를 들면 저출산에 쓰는 건 출산율이 더 낮아지지 않게 하거나 늘게 했다. 그러면 나중에 세금을 내는, 소비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증가하는 거니까. 장기적으로 투자죠. 그래서 우리가 단기적인 시각만 갖지만, 정부나 공공부문에서는 장기적 시각을 가지고 비용을 봐야 합니다.

◇ 김우성> 그렇게 봤을 때, 그 지출되는 돈의 성격을 구분한다. 그에 따라 세수를 증대하는 논리적 기반이 될 텐데요. 생산가능인구가 지금 줄어들었습니다. 인구 오너스의 시대라는 보도도 나옵니다. 그렇게 본다면, 지금 증세라는 것도 만만치 않거든요. 여건이. 사람들은 줄어들고 있으며 일자리도 감소하고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있고요. 설득력이 부족하지 않나, 반문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 정창수> 그런데 증세를 하게 되면, 사실 조금씩 더 내시겠죠. 내는 것의 대부분은 소수 분들이지 내실 것 아닙니까. 우리가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세금을 낸다고 하면 모두가 똑같이 낸다고 생각하는 거거든요. 소득세의 경우에도 4%가 나머지 96%보다 더 많이 냅니다. ‘더 많이’가 아니죠. 거의 95%를 냅니다. 그러니까 96%는 거의 안 내시는 것과 마찬가지인데요. 그런 측면에서 부의 재분배라는 측면으로 바라보셔야 하는데요. 어떤 때에는 기준을 개인적으로 했다가, 어떤 때에는 통합적으로 해버리니까 판단이 어려우신 것 같고요.

◇ 김우성> 단순히 재정건전성 하면 좋지, 이렇게 생각하셨던 분들이 지금 인터뷰를 들으시며 많은 고민거리들, 내가 실제로 부담하는 세금, 세금에 대한 성격, 지출에 대한 성격, 많은 것들을 고민하게 될 것 같습니다. 미국 샌더스 후보의 경우 재정은 적자인 게 당연하다는 얘기를 했었습니다. 재정의 목적을 두고 한 말인 것 같습니다. 복지나 지금 현재 생존하는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국가가 빚을 좀 지면 어떠냐. 이런 시각인데요. 그렇게 보면 어떤가요?

◆ 정창수> 저는 그렇게 말하는 마음은 지금 이해가 됩니다만, 찬성하는 편은 아닙니다. 최대한 재정은 건전하게 운영해야죠. 말씀드린 것처럼 투자적인 복지를 늘려야 한다. 예를 들면 보육이나 저출산은 투자라고 생각하고요.

◇ 김우성> 나중에 그 사람들이 자라나면 소비하는 주체가 되니까요.

◆ 정창수> 국민연금의 경우 고갈을 걱정하시는데요. 지금 고갈되지 않은 나라가 네 국가 밖에 없거든요. 나머지 나라는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요. 대부분 부족한 부분을 세금을 채우며 유지가 되는 거거든요. 결국 국민연금 제도를 만들어진 것은 가족이 노후를 책임 못 지니 사회가 책임을 져 주는 것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복지는 자꾸 우리의 머릿속에는 대가족이 했던, 그렇게 가족 복지가 있었던 시대를 생각하는데, 사회 복지라는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고요. 다만 장기적으로 항상 적자면 안 되죠. 투자하는 기간 동안, 회수하는 전망을 가지고 적자를 일시적으로 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적자 자체를 다시 한 번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세수 부분, 지출 부분, 지출의 성격 부분을 고려해서 재정 건전성을 고민해야 한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벌어들이는 돈에 대한 부분인 것 같거든요. 앞서 말씀하신 과세를 늘리는 것, 결국 결론적 얘기가 될 수 있을까요?

◆ 정창수> 그렇기는 한데요. 그 문제 전에 해결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지금 쓰임새에 문제가 있거든요. 복지가 적은 것도 문제인데 대신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경제 예산을 쓰고 있어요. 그게 SOC나 에너지, 산업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돈들인데요. 대기업도 지원하죠. 그 구조를 안 바꾸는 상태에서 계속 세금을 늘리면 그런 쪽 예산도 역시 늘어난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우리가 예산을 바라보는, 재정을 바라보는 시각을, 시민도 그렇고 공무원도 그렇고 소비자처럼 쓸 생각만 한다면 문제가 있고, 그렇다고 절약자, 절약하는 것만 생각하면 미래 생각을 못 하잖아요. 그래서 아까 얘기한 통합적으로 생각하는 수문장의 자세로 바라본다면 그런 문제의 해법도 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우성> 위험하다, 위험하지 않다가 아니라 제대로 쓰느냐, 어떻게 모을 거냐, 이것을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정창수>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