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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알뜰살뜰 지방재정 ⑦ 울산시 하수도 사용료 부과체계 개선

하수배출량 기준 용수사용량 방수유량계 측정값으로

2020년 36억 원 전국 확대시 연간 700억 원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위원 서호성

 

지방자치단체 하수도 사용료 부과체계가 수상하다. 물환경보전법이나 폐기물관리법에 배출측정기기를 설치를 의무화해놓고도, 하수 배출량을 굳이 일반가정집과 같이 용수사용량을 기준으로 산정하고 있다. 그리고는 감수율이란 제도를 도입해 담당공무원들조차 헷갈리게, 기업체가 신고한 대로 하수도 사용료를 감면해 주고 있다. 조례를 어지간히 꼼꼼히 읽지 않으면 기업체들이 감수율이란 제도를 통해 하수도 사용료를 감면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 수 없다. 울산광역시가 그걸 바로 잡았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조례에 따라 하수도 사용료를 부과, 징수하고 있다. 하수도 사용료는 하수배출량 만큼 부과되는데, 하수 배출량은 일반 가정이나 기업체나 모두 용수 사용량(급수량)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그런데 기업체의 경우 하수배출량을 산정할 때 감수율을 감안해 감면혜택을 준다. 음료수나 아이스크림 생산기업 등과 같이 기업 활동 과정에서 제품생산, 증발, 스팀생산 등으로 물 사용량보다 하수배출량이 줄어드는 것을 감안해 하수배출량을 적게 산정하는 것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물 사용량과 배출량 차이인 감수율30% 이상이면 하수배출량을 적게 산정하는 방법으로 사용료를 감면해 주고 있다.

 

그런데 이 감수율은 기업체들 스스로가 전문기관에 용역을 줘 5년마다 조사해 기업체가 신고한다. 보통 이 보고서들은 복잡한 수식으로 돼 있어 공무원들도 그 내용을 잘 이해할 수가 없다. 용역보고서가 감수율 몇%라고 하면 그대로 믿어야 하는 셈이다.

 

울산광역시는 하수도 감수율에 따라 기업체 하수도 사용료를 감면해 주는 방식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조례에 감수율 30% 이상 기업에게 하수도 사용료를 감면해주고 있으나, 기업체 감수율 산정 용역을 어떤 전문기관에 어떤 주기로 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방법과 절차가 규정되지 않아 용역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

 

전문 직렬이 아닌 상하수도 요금 담당자(행정직)석유화학 등 중·대기업 제조업의 복잡 다양한 생산 공정을 이해하고 기업체에서 보내 온 감수율 용역 보고서를 검증 및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조례에 명기돼 있지 않지만 기업체 자체적으로 연구용역을 한 결과대로 하수도 사용료를 감면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음식물처리업, 폐수처리업 등 폐기물을 반입하여 영업하는 일부 기업의 경우, 외부요인에 의해 하수 배출량이 용수사용량보다 오히려 늘어 나는 경우도 있으나 모두 누락되고 있었다.

 

기업체의 하수도 사용량을 용수 사용량보다 감소시켜주는 제도는 있으나 더 늘어나는 양은 신경쓰지 않는다. 

 

이에 따라 울산광역시는 기업체가 물환경보전법이나 폐기물법에 의해 방류유량계를 갖추고 있는 경우 하수도 사용료 산출을 기업체의 방류유량계를 기준으로 하도록 바꿨다.

 

가장 정확하게 하수 배출량을 기록하는 방류유량계를 의무적으로 운용하고 있으면서도 알다가도 모를, 기업체만 알 수 있는 감수율을 근거로 하수 배출량을 복잡하게 산정하는 방법을 개선한 것.

 

물환경보전법이나 폐기물관리법에 측정기기를 의무적으로 부착하게 돼 있는 기업조차 하수 배출량을 용수 사용량으로 산정하고 기업 자체적으로 감수율을 정하게 해 사용료를 감면해주고 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울산광역시 하수도 사용 조례204항에 공공하수도의 사용자가 물환경보전법38조의2에 따른 폐수량 측정기기를 설치한 경우에는 그 기기에 의해 측정된 폐수량을 하수배출량으로 볼 수 있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울산시를 비롯, 이미 많은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유량측정기로 측정한 폐수량을 하수배출량으로 볼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대로 적용만 하면 된다. 아니면 조례를 개정하면 된다.

 

사실 울산광역시는 이미 지난 1999년에 폐수량 측정장치로 측정한 폐수량을 하수배출량으로 볼 수 있는 조례를 마련해 놓았었다. 하지만 지금껏 시행하지 않다가 이번에 개선한 것이다.

다른 지자체의 경우에도 하수도 사용 조례에 폐수량 측정장치로 측정한 폐수량을 하수배출량으로 볼 수 있다고 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조항이 없다면 개정하면 된다.

 

 

울산시 조례는 이미 1999년에 폐수량 측정값으로 하수배출량을 정할 수 있게 돼 있었다. 그걸 무려 20년 후에 바로 잡은 것이다.

울산시는 하수도 사용료 부과체계 개선으로 2019년 사용료 수입이 전년대비 36여억 원 증가 됐다. 20201~6월 상반기에도 18여 억 원이 증가했고, 앞으로도 매년 36억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시청 하수관리과 임정호 주무관은 하수도 관련 조례는 정부의 표준조례에 따라 만들어져 전국적으로 하수 사용료 부과체계가 동일하기 때문에 이 사례가 전파된다면 전국적으로 연간 700억 원 이상의 사용료 수입 증대가 기대된다고 밝히고 있다.

 

울산시청에 확인 결과 2020년 상반기에도 18여 억 원의 하수도 사용료가 더 걷혔다.

 

울산시는 이와 함께 앞으로 고농도 폐수배출업소 수질하수도 사용료도 도입할 방침이다.

 

하수도법 제65조에 의거 하수도 사용료는 하수의 양과 수질, 사용형태를 고려하여 조례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폐기물 매립업 등 관련법에 오염물질별 배출허용기준 준수 일부 예외가 적용돼 고농도 오염물질이 하수처리장에 유입돼 심각한 과부하 원인이 되고 있으나 하수도 요금은 동일하게 적용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울산시는 조례를 정비해 음식물처리 및 폐기물 매립업체의 유기물질, 고형물질, 총질소, 총인 등 항목에 대해 하수처리시설 서례 유입수질 대비 초과 농도를 파악해 하수도 사용료를 추가 부과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