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도지사 이재명)가 공정한 조달시스템 자체 개발 운영 계획을 발표하자, 공공재정 혁신 연구기관인 나라살림연구소(소장 정창수)가 "공공부문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3일 논평을 내고 "현행 (조달청의) 나라장터를 통한 조달시스템은 재정의 건전하고 효율적 운용이라는 지방재정 운용의 기본원칙을 저해하고 있으며,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2일 민선 7기 후반기 제1호 공정 정책으로 가칭 '공정조달기구'를 설치하고, 조달청의 나라장터를 대체할 공정한 조달시스템의 자체 개발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내 배달앱 1위인 '배달의민족'에 맞서 공공 배달앱 개발을 추진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두 번째 독과점 폐해 개선조치다.
"시장가격보다 비싸고, 조달수수료 환원도 없어"
김기세 경기도 자치행정국장은 이날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정부나 지방출자출연기관, 지방공기업의 선택지를 늘려 건전한 공정조달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런 내용을 담은 '공정한 조달시스템 자체 개발·운영 계획'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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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걸음 뗀 경기도, 좋은 선례 남기기를..."
나라살림연구소도 "조달청 나라장터에 대해 △시중 가격에 비해 가격이 비싼 점 △일부 업체에 의하여 독점적 입찰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 △선택 품목이 많지 않은 점 △일부 상품의 품질이 떨어지는 점 등에 대한 비판은 오래전부터 있었다"면서 "투명하고 합리적인 공공조달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라고 힘을 실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특히 경기도가 2020년에 실시한 "경기도 조달행정 개선을 위한 단가비교연구"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나라장터 활용은 시장가보다 비싼 가격을 지급함으로써 공공의 재정을 낭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쇼핑몰 최저가 판매제품의 나라장터 판매가격 수준은 78.3%로 나라장터 가격이 일반 쇼핑몰 대비 21.7%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구매 물품의 나라장터 평균 가격수준은 82.7%로 일반 쇼핑몰 대비 17.3% 비쌌다. (가격 수준 = 나라장터 판매가격/일반쇼핑몰 판매가격⨯100, 100 이하로 갈수록 나라장터가 비싸다는 것을 의미함)
나라살림연구소는 "공정조달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시도는 무엇보다 지방재정 운용의 기본 원칙을 지키고 시장경제의 원리의 순기능을 행정에서 수용하는 일"이라며 "이를 위해 첫걸음을 뗀 경기도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조달 행정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좋은 선례를 남기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공정조달시스템의 구체적 개발 계획으로 ▲시장단가를 적용 ▲방역․재난을 위한 공공행정 관련 입찰 편의 제공 ▲입찰담합 모니터링제 운영 ▲공동운영에 참여하는 지방정부와 조달 수익 공유 등을 제시했다.
경기도는 올해 추경을 통해 시스템 구축설계 용역비를 확보한 뒤, 기획재정부, 조달청 등 관련 중앙부처 협의와 법령 개정 등을 건의하고, 2022년 초 시범운영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