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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창수의 ‘나라살림을 제대로 바꾸는 법’]범죄자들이 낸 돈으로 피해자 돕는다?


범죄자 수용비, 범죄피해보호기금의 30배 


(중략)


구체적인 사업을 보면 강력범죄 피해자 보호 및 지원사업은 범죄피해자 치료 및 자립지원, 형사 조정을 통한 피해회복 지원, 범죄피해구조금, 범죄피해자 등의 신변보호 강화 등이 있다. 그러나 예산은 2016년 1075억원에서 2017년 1019억원, 2018년 정부안은 1011억원으로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범죄 증가는 가파른데 피해보상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왜일까. 범죄피해자에 대한 보상기준으로 예산이 편성되는 것이 아니라 기금의 수입기준으로 예산이 편성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들어오는 돈만큼만 지원하는 구조인 것이다. 결국 범죄자들 돈으로 피해자를 돕는다는 것인데, 이런 논리는 국가의 존재 이유가 안전과 행복에 있다는 것을 망각한 관료적인 발상이다. 국가가 제 역할을 못해 피해를 입은 범죄피해자들에게 수익자 부담의 원칙을 적용한 셈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강력범죄 피해자와 유족 2000여명에게 돌아간 구조금은 1인당 평균 670만원에 불과했다. 형사정책연구원이 추산한 강력범죄로 인한 경제적 손실(7950만원)의 12분의 1 수준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범죄피해자의 74.4%가 월 소득 20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이다. 범죄로 인한 경제적 피해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부처 간 칸막이와 중복 서비스가 문제 

(중략)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안전이다. 국가는 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예산 부족이라는 이유로 이를 범죄자들에게서 걷는 벌금으로 충당한다는 것은 확보된 예산 수준에서만 사업을 진행한다는 잔여적인 사고방식이다. 결국 범죄피해자를 돕고자 만든 범죄피해자보호기금이 자체 재원조달 부족으로 범죄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범죄피해자보호기금을 없애고 관련된 사업은 일반예산사업으로 전환하여 사회적 필요와 국민적 공감대를 통해 금액을 정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과 국회 등 공기관들의 주장이다. 정부는 왜 존재하는가? 세금은 왜 내는가. 근본적인 물음을 던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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